친구가 갑자기 가자 해서 포항에 다녀왔다.

대충 싸게 가서 맛난거 먹고, 바다 구경도 하고 오자고 했는데, 나는 이런 여행은 처음이었다.

들떠있었다.



바다.

들어가지는 않았다. 바닷물은 바라보고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노을이 지기 시작했었다.

도착하자마자 사람이 없는 바닷가에 앉아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학교에 두고 온 과제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성적은 이미 개강 후 일 주일만에 포기했다.


깔려있는 자갈 마저도 새로웠고,

간만의 여유로운 휴식에 공기마저도 새로웠다.


사진을 다시 보고 있자면, 그립다.

그 때 당시의 감정이 다시 살아난다.



































바다건 하늘이건,

신기했다.

처음 봐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북적대지 않는 바다는 차분한 매력이 있다.


저녁에는 조개를 구워 먹었다.

사실 나는 회를 먹고 싶었지만, 친구들이 회를 좋아하지 않았던 관계로

차선책인 조개를 먹었는데, 너무 좋았다.


한참 먹고 있자니 고양이들이 서성인다.

먹을 것을 좀 던져주자 잽싸게 다가와 낚아채고는 다시 멀찍이 거리를 잰다.


나는 잠자리가 바뀌면 항상 일찍 잠에서 깬다.

이상하리만치 푹 자는데, 오래 잠을 자고 있지는 않게 되더라.

친구들이 자는 틈에 밖으로 나와 혼자 사진을 찍었다.





사진을 찍고 있자니 해가 점점 떠오르고,

주변에서 사람들도 하나 둘 일어나 나오기 시작한다.

내 친구들은 여전히 자고 있었다.






빛을 받은 바다는 언제나 아름다웠다.

부서지는 빛을 보며 생각에 잠기기는 더할 것 없이 좋았다.


쭈그리고 앉아서 많은 생각을 했다.

학교 생활이며, 학점 따위의 부질없는 것, 지나간 사람, 새로 다가 온 사람,

생각이 많아지면 머리가 아프다.












해가 다 떠 갔을 때

아마도 친구를 깨우러 들어갔었다.

아침 시간이었다.






















다시 가고 싶지만, 한 놈은 벌써 군대를 갔다.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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