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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6-30
친한 친구랑 형이랑
셋이 시내에서 보기로 했다.
밥을 먹기로 했고, 난 카메라를 가볍게 메고 나갔다.
비가 와서 아쉬운 날씨였지만, 오히려 사진에는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집 밖에 나가면서 사진을 찍으면서 나간다.
날씨가 영 구리다.
나가자 마자 비가 떨어지기에 다시 우산을 들고 나왔다.
시내에 나가니 이미 비가 꽤 오고 있더라.
사진을 찍으며 이동하고 싶었지만, 비도 오고 한손에는 우산에 카메라는 가방에 있으니 꺼내기가 귀찮아서
그냥 가기로 했다.
새마을 식당에 도착했다.
고기를 시키고, 찌개와 밥을 추가로 더 시켰다.
친구는 고기를 굽고...
나는 사진을 찍고...
카메라로 보니까 무슨 김치처럼 나오더라.
아무려면 어떤가.
고기는 항상 옳다.
먹을 때 마다 느끼지만...
사진으로 봐도 옳다.
먹을 때는 두 말 할 필요도 없고.
찌개가 나왔다.
김치찌개라는데 찌개라기보다는 뭐랄까
양념장 같은 느낌이었다.
밥에 떠서 비벼먹는.
맛있었다.
고기를 먹고는 카페로 자리를 옮겼다.
김광석 거리 주변에 있는 카페였는데,
가까운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멀었다.
분위기도 좋고...
밖엔 비도 오고.
좋았다.
딱.
자리마다 꽃병이 있었다.
렌즈를 뒤집어 끼워 사진을 찍어 보았다.
눈이 빠지는 것 같더라.
내 것은 카라멜 마끼야또.
평소에 카라멜 마끼야또는 너무 달아서 잘 마시진 않는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그날따라 시키고 싶더라.
디저트는 케이크로.
다들 사진찍기 바쁘다.
내가 원래
먹을 것 앞에서 사진 잘 안 찍는데...
먹기 바쁜데 찍을 시간이 어디있냐며.
오늘따라 카메라도 들고 나왔으니 찍자 싶더라.
거품도 찍고.
찍는데 그만 좀 찍으라며 거품을 휘저어 주셨다.
아 신나.
카페 밖에 꽃들이 많았는데,
날씨가 비가 오다 보니까...
좋았다.
풀은 물을 맞아야지.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풀을 찍고
두 번 찍고,
세 번 찍었다.
노래방을 가자고 했다.
다시 온 만큼 걸어가야 해서
순간 숨이 막혔다.
겁나 멀다.
꺼낸 카메라는 넣기 귀찮았다.
계속 들고 찍고 다녔다.
폭우도 아닌데 뭐.
조금 맞는 것 정도는 견뎌준다.
렌즈 마운트로만 물이 안 들어가면 뭐...
버텨 줄 만큼은 버틴다.
그렇게 믿어야지.
재미있었다.
비 오는 날에 사진을 찍는게
귀찮아서 그렇지 사실 색감도 차분하고
내 기분도 좋고.
예전에는 어디를 가도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녔는데,
최근에는 귀찮아서...그냥 두고 다닌다.
들고 다녀도 잘 안 찍게 되고.
이렇게 카메라를 들고 나가고 사진을 찍는 것 자체로도 충분히 즐겁지만,
사진을 찍는 것에 의미를 부여하자면,
찍어 둔 사진을 며칠 후에 다시 보며 글을 쓰면서 그 당시의 감정과 기억을 복기하는 과정이 즐거운 것이라고 생각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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